<책 리뷰> 나쓰메 소세키의 한눈팔기

마스콩 2021. 6. 5. 01:42
소세키? 무슨 새끼?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의 이름을 접한 것은 김영하 작가의 팟캐스트 였습니다. 나쓰메 소세키는 유명한 작가였지 만 관심 밖의 인물이였기 때문에 잘 알지 못했습니다. 김영하 작가의 팟캐스트는 각종 소설 등의 일부나 전체를 김영하작가가 직접 읽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였는데, 마침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도 리스트에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이 팟캐스트를 수면 유도용으로 사용했기때문에 이 작품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나는 부분은 전무하네요.(정신 바짝차리고 들어도 잠에 빠지고 마는 신기한 팟캐스트 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나쓰메 소세키에 대하여 알아봤는데, 그는 한동안 일본의 천엔 지폐에 인쇄될 정도로 영향력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일본의 메이지 시대부터 활동한 문학인으로 ‘근현대 일본문학의 아버지’로 불리울 정도 였습니다.

1984년 부터 2004년까지 1,000엔 지폐의 인물이였습니다.


이 나쓰메 소세키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한눈팔기’를 접한 것은 브런치의 한 작가(브런치라는 플랫폼의 글쓴이들은 모두 작가 신청이라는 검증과정을 거쳐야 글을 등록 할 수 있고, 요구하는 글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그러한 타이틀을 부여하는 듯 합니다.)가 올리신 부부 관계에 대한 글을 통해서였습니다. 때는 아내와 사소한 다툼으로 서로에게 토라진 상태라 나름대로 고충의 해법을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다가 발견한 글이였죠. 부부간 서로의 감정을 존중하며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자신의 경험과 대비하여 예로 든 것이 ‘한눈팔기’의 주인공 겐조와 그의 부인 오스미 사이의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똑같은 비난의 말을 퍼부어 댔다. 그러고는 마음속에 맺힌 응어리를 서로의 행동에서 읽었다.

 

도돌이표처럼 자신의 주장만하는 이들의 모습은, 갈등이 있을 때 제 입장만을 고수하는 스스로의 모습과 일면 닮아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눈팔기'라는 제목과는 다르게 '직시하기'라고 바꾸어 부르고 싶을 정도로 그들의 갈등에서 스스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흡사함을 찾을 수 있었지요. 사실 내면을 직시하게끔 하는 책은 경험한 적이 매우 적습니다. 대개 제가 소설이라고 읽은 것들은 아예 현실과 동떨어져 있거나, 평소라면 상상하기 힘든 주제를 다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겐조는 소위 1900년대 초 영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엘리트 계층으로 다른사람들의 눈에는 명망있고 성공한 사람으로 비추어집니다만, 본인과 아내는 체면 치레만 할 정도 일뿐 경제적으로 부족함을 겪고있습다. 그는 조금 특별한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부모가 늦게 그를 가진 탓에 곧 시마다라는 이에게 양자로 보내버리게됩니다. 친부모는 양육의 어려움때문에 그를 버렸으며, 양부모는 조건적인 애정을 주며 그를 양육했습니다. 이런 어린시절의 기억때문인지,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를 비롯하여, 가족, 주변인에게 쉽게 공감하지도, 그렇다고 그들의 어려움을 무시하지도 못하는 그런 특이한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진짜로 끝나는 일이란 거의 없다고. 일단 한 번 일어난 일은 언제까지고 계속되지. 다만 다양한 형태로 계속 변하니까 남도 나도 느끼지 못할 뿐이야.

 

겐조는 소설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내에게 화해의 말을 건내지 못하고, 앞으로도 그렇지 못할 것 같은 늬앙스를 풍기며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아집때문에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있거나, 스스로 가지고 있는 고집때문에 괴로운 적이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직시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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