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리뷰> 배트맨 다크나이트

마스콩 2021. 6. 30. 00:51

내가 뭘 본거지?


군인이었던 시절 보고싶었던 영화중 하나였던 배트맨 다크나이트는 바깥 세상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있는 핫한 영화였습니다. 생활실 티비를 통해 접했던 뉴스에서는 다크나이트에 출연한 배우 히스 레저(Heath Ledger)의 연기력에 대한 찬사와 더불어 그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무지무지 더워… 아니 무시무시한 모습



게다가 영화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 시절부터 좋아했던 배우인 크리스천 베일(Christian Bale)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기때문에 휴가때 꼭 보려고 마음 먹었지만 기간이 맞지 않아 극장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건 카터 액션을 보여준 영화 ‘이퀼리브리엄’



민간인 친구중 한명은 이 영화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조커가 마술을 보여준다고 하더니 갑자기 다가오는 깡패 중 한명의 눈에다가 연필을 꽝하고 박아 넣더라’라든가 , 다른 친구는 ‘조커는 자신의 과거를 설명 할때마다 내용을 바꾸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지고 있어’라든지 영화 내용을 자랑처럼 설명해주었습니다.
당시 일반적인 군인으로서 복무 기간중 핸드폰이나 전자기기를 소지하는 것은 불가능 했지만, 의경 행정병으로 근무했기때문에 업무상 몇가지 전자기기가 허용되어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몰래 ‘다크나이트’를 감상했죠. 조금 더 참았더라면 큰 티비로 안락하게 시청이 가능했을텐데, 그럴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점호 후 이불 속에서 몰래 시청하였습니다.(이런 얘기를 해도 될 지 모르겠네요).
제 감상은 처음엔 ‘내가 뭘본거지?’ 였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영화 공식과는 매우 달랐습니다. 일반적인 히어로물이라면 주인공에 감정이입과 스토리의 이해가 쉽기때문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즐긴다’라는 느낌이 강하다면, 이 영화는 주인공과 악당, 다른 인물에대해서 생각해볼 ‘틈’이라고 해야될지 ‘공백’이라고 해야될지 하는 부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다가 영화의 내용은 ‘인간 본연의 선과 악’에 대한 비교적 무거운 주제의 질문들을 계속 던지고 있어 이불속의 군바리를 계속 생각하게끔 만들었지요.
이후 몇번을 봐도 (흥미로운 쪽으로) 괴롭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아이튠즈 버젼 4K 트릴로지까지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It’s not who I am underneath, but what I do that defines me.

전작인 배트맨 비긴즈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인데요. 브루스의 짝사랑 레이첼이 고담시를 구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고 그의 정체를 물었을 때의 대답입니다.
사실 같은 대사가 레이첼 본인의 입을 통해서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레이첼은 그의 정체를 알게되죠. 브루스는 배트맨 활동을 은폐하기위해서 백만장자 플레이보이를 연기 하는데 이때 우연히 마주친 레이첼에게 그 모습에 대하여 변명을 합니다. 바로 그 순간 레이첼이 브루스에게 한말입니다. 레이첼에게 그 말을 돌려 줌으로써 배트맨으로서의 역할과 사명감을 확립하기 시작(Begins) 하게 됩니다.
이렇게 전편에서는 배트맨의 시작과 정체성에 대한 부분에 포커스를 맞춘다고 한다면, 다크나이트의 경우 인간의 본성과 시련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ome men just want to watch the world burn.


영화의 절대악으로 등장하는 조커는 그야 말로 사이코패스입니다. ‘사이코패스’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등장하여 익숙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직까지는) 마주치거나 겪어본적이 없기때문에 확실하게 정의 내리지 못하겠습니다. 통용되는 의미를 활용에 조커를 표현하자면, 반사회적(당연히), 이기적, 충동적, 권력지향적, 거짓말을 잘하는 인물로 묘사가 가능합니다.
여러가지 형용사로 그를 표현은 가능하겠지만, 그의 행동과 목적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극중에서 브루스도 그의 행동을 나름대로 예측하고 분석하려 하지만 알프레드는 소제목과 같은 말을 하며, 그것의 무의미함을 언급합니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스스로 원하는 바(이도 믿을수 없겠지만)를 이야기 합니다. 연인을 잃고 절망하는 하비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은 ‘카오스’ 즉 ‘혼돈’(混沌) 그 자체라며, 상대방이 중요시하는 가치인 ‘공정’을 내새우며 악인의 길로 끌어 들이는 것에 성공합니다.(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쉽게?’ 라는 생각도 들없습니다)
인간의 선을 믿고, 고담을 그러한 사람들의 도시로 만드려 노력하는 배트맨에게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악으로 만들어 버릴수 있다’라는 것을 폭탄을 이용해 과시하려 하지만 보기좋게 실패해버리지요.
여담으로 히스레저는 이 역할을 위하여 호텔방에 틀어박혀 조커에 관한 만화를 보며 그의 심정에서 일기를 썼다고 합니다. 그는 영화 첫 촬영장면인 경찰서안 배트맨과의 대립 신에서 크리스찬 베일에게 실제로 때려달라고 했을 정도로 연기에 대한 집념이 강했습니다. 이러한 연기에 대한 노력은 사실 열등감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것으로부터 비롯된 스트레스는 수면제를 비롯한 약물을 섞어서 섭취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때문에 직접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커의 모습도 좋지만 밝고 멋있는 기사 윌리엄 때의 모습을 한번 더 보고 싶습니다.


고담시의 희망


배트맨이 고담시의 어두운 곳에서 악당들과 맞서 싸운다고 한다면 하비 덴트는 양지에서 악당들을 기소하는 검사이자 고담 시민들이 우러러보는 영웅입니다. 브루스 역시 그가 고담이 진정 필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경찰인 고든 형사와 함께 범죄를 소탕합니다.
그는 시민의 목숨을 담보로 배트맨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조커의 협박에 대항하여 자신을 배트맨이라고 주장하며 그를 비호할 정도로 희생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커의 계략에 의하여 연인을 잃게되고, 그 계략대로 자신을 희생하며 지키려 했던 가치들을 내동댕이쳐버리게되죠. 더 나아가 그 죽음에 관련된, 아니 원망할 수 있는 모든 이들에게 총구를 들이밀게 됩니다.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었다고 해서 하비 덴트와 같이 180도 변화 하는 것은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브루스가 사랑하는 인물과 동일인입니다만… 배트맨은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하비 덴트는 선을 대표하는 인물이였을까요? 단순히 자신이 믿는 것이 옳다고 믿고 그것을 실현하려고 노력 했던 것일까요? 어떤 쪽이든지 결과적으로는 나약한 인간의 단면을 보여준다라고하는 것이 옳겠지요.
(현실에서는 날강도 같이 돈 해쳐먹고 권력이나 탐하는 도둑놈같은 검사 새끼들 밖에 안봐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메멘토에서 테넷까지..


놀란감독에게는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드리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그 ‘틈’ 이라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그것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적으로 절제 함으로써 관객으로하여금 그 ‘틈’에 들어가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메멘토에서 부터 테넷까지(아직 보지 않았습니다만) 감상했던 영화 모두 그러한 특징을 지녔던 것 같습니다.

다크나이트 아니고 라이토


한편으로 놀란 감독은 CG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죠. 촬영하기 힘든 장면도 직접 구현하는(뒤집고, 폭파시키고, 진짜 만들어버리고) 방식으로 말이죠. 그걸 알고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몰입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다크나이트는 이러한 몰입도와 더불어 등장인물들의 연기가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여러번 감상 할 가치가 있는 영화 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놀란의 다른 영화들의 감상도 기록 할 예정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