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리뷰> 죄 많은 소녀

마스콩 2021. 4. 3. 22:33

1. 소녀의 복수


영화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소녀가 교실에서 반 아이들에게 수어로 무언가를 설명하며 시작됩니다. 반 아이들은 이것을 이해하는지 모르는지 설명이 끝나자 박수를 칩니다. (반 아이들이 수어를 모른다는 가정하에) 반 아이들과 같이 의아스럽지만 흥미와 의문을 가지고 소녀를 관찰하게됩니다.
소녀의 친구가 죽는 일이 일어납니다. 여러가지 상황들 때문에 주변은 물론이고 죽은 친구의 어머니까지 소녀를 의심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반 아이들로부터 폭력을 당하기도 합니다. 소녀는 억울함을 해소하기위해서 취조하던 경찰에게 다시 말도 해보지만 그녀의 말은 더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소녀는 급기야 친구 장례식 화장실에서 표백제를 삼켜버립니다.

영화는 소녀의 억울함과 복수를 그리고 있습니다.

 

2. 인정의 욕구

 

인간은 모두 인정의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함께 살면서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부분 때문에 오해가 쌓여 다투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면서 '내 이런점을 왜 몰라 줄까'하며 억울함을 느낀 적이 많습니다. 속으로 삭히거나 대화하며 이해하고 인정함으로써 이러한 욕구를 달래거나 충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상대방의 취향, 습관, 신념, 몸상태, 감정, 위생 관념 등을 이해해주지 않는다면 ‘생존의 심리적 욕구’라고 불리우는 이 ‘인정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다시 다툴수 밖에 없습니다. ‘생존의 생리적 욕구’인 수면욕이나 식욕을 예로 들어 생각한다면 이해가 빠를겁니디.

경찰, 친구, 교사, 친구의 엄마 어느 누구와도 순조롭게 소통하지 못하는 소녀는 과격한 행동이 아니면 자신의 욕구, 상황, 생각을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친구의 자살로 인하여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억울함을 풀기 위하여 소녀는 복수라는 방법을 통해서 스스로 인정받고자합니다.

3. 어른들


영화에 등장하는 어른들을 보면, 답답하기 짝이없습니다. 담임 교사와 경찰은 아이의 죽음의 원인을 찾아 이해하려기 보다는, 그럴듯한 프레임으로 사건을 맞추어 종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사건의 본질인 ‘죽음의 원인’에는 관심 있어보이지 않습다. 소녀가 범인이라는 그럴 듯한 이유를 찾아내기 바쁘고, 이 목적을 달성한 어른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아이들도 소녀를 공격하기도 합니다만... )
자식을 잃은 엄마의 마음이야 헤아릴 수 없을만큼 슬프고 괴롭겠지만 영화에서 죽은 아이의 엄마는 슬픔과 분노의 대상을 찾아 증오하고 괴롭히기에 급급합니다. 이사 도중 딸의 유서가 발견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확인하고 죽음을 이해하려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딸의 죽음의 원인이 자신일까 두려웠던것일까요? 또는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이 상실의 슬픔을 극복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까요?

4. 배우 전여빈

개인적으로는 2021년은 배우 전여빈씨의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전여빈씨의 연기를 2021년 접해서..) 표백제를 삼키고 고통스러워 하는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다른 어떤 배우가 저런 몸짓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선정적인 장면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연기력 때문인지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2020년 부터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 출연하여 인기를 얻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의 연기력을 가지고 있을지는 몰랐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서 연기력을 발휘해주셨으면 합니다.

팬아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