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니메이션 리뷰> 귀멸의 칼날

마스콩 2021. 3. 22. 23:02

'귀멸의 칼날이 소울보다 재미있네'

 

얼마전 친구의 인스타그램에서 흥미로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위 소제목과 같은 내용이었는데요. 평소 저도 일본문화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있고, 픽사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도 놓치지 않고 거의 보는 편이기 때문에 '귀멸의 칼날'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넷플릭스에서 현재 기준 시청률 3위로 랭크되어있습니다.

 

FlixPatrol 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국가, 시간 별로 랭킹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출처 :FlixPatrol)

 

픽사애니메이션 '소울'은 광고와 유투브를 통해서 접했기 때문에 재즈에 관련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밖에 모르지만, 어린시절부터 마음속의 명작으로 여겼던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비롯하여 '월=E', '인크레더블', '카', '인사이드아웃', '굿다이노' 등 '픽사의 작품들은 대부분 괜찮은데 이 애니메이션은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런 비교를 했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전까지 일본영화 글로벌 흥행기록중 1위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였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이 이 기록을 뛰어넘어섰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명성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세계에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이 이렇게 높은 성적을 낸다 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데다가 유명한 감독의 작품도 아닙니다. (소토자키 하루오 감독)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이 결과는 이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국에 개봉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를 냈다는 것은 매우 놀랍습니다.)

 

2위 랭크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도 최종수익에서 꽤 차이가 납니다. (출처 : 나무위키)

 

언뜻 봤을 때, 다른 소년 만화와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 평범한 느낌의 첫인상을 가진 애니메이션이 무엇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있었는지에 초점을두고 애니메이션을 감상했습니다.

 

넷플릭스 소개 내용 (출처 : Netflix)

 

주인공 '탄지로'는 산속에서 살며 땔감을 아랫 마을에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바른 인성의 소년입니다. 그런 그에게 하룻밤 사이에 그야말로 집안이 풍비박산할 일이 생기는데요. 밤이 늦어 하룻밤을 자고 산속 집으로 가보니, 그의 가족 모두가 '오니'라는 존재 살해되었고, 하나 남은 그의 여동생마저도 '오니'가 되어 '귀살대'라고 하는 무리들의 사냥감이 됩니다. 스스로 '귀살대'가 되어 '오니'가 되어버린 여동생을 인간으로 돌려놓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오니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존재로, 한국으로 치면 요괴나 도깨비라고 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털 많고 뿔달린 괴물 형태의 '도깨비'는 일본의 '오니'가 원형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에서의 '오니'는 형태는 가지각색입니다만 <사람의 피를 먹기위해서 사람을 사냥한다는 점>, <인간에서 '오니'화 된다는 점>, <인간의 몇배가 되는 괴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우리나라의 전통 요괴들 보다는 서양의 뱀파이어나 늑대인간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의 오니 (출처 : Wikipedia)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출처 : 다음영화)

 

때는 다이쇼 시대 (1912년~1926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경술국치(한일병합) 이후 일본의 통치아래 식민화와 근대화의 진통을 겪으며 변화하던 시기였습니다. 일본에서도 메이지 유신 이후 '다이쇼 데모크라시'등의 민권운동이 일어나는 등 민주, 자유주의적인 변화가 일었던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귀살대로서 일본 각지를 여행하게 되는데, 근대화의 과정속에서 화려하게 변화해버린 '도쿄'를 마주하고 경탄하게됩니다. 전통의 것과 근대(서양, 미래의 것)의 것이 뒤섞여 있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작가가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 할 수 있는 이점으로 활용했다고 느껴집니다.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더욱더 강한 적과 싸운다는 설정은 다른 애니메이션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여동생을 구하고 인간으로 돌리려고 하는 강한 동기, 피가 낭자하고 적과 아군의 목이 나가떨어져 나가는 등의 폭력의 선정적 묘사 등이 다른 작품들과 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국내 넷플릭스 상영등급은 무려 19세 이상 관람가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는 장면이나 잔인한 장면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네요)

 

국내 기사중 '국내 극장가 점령한 日우익만화? 귀멸의 칼날이 뭐길래'라는 기사를 통해서 처음 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내용을 접한 저는, 이 애니메이션을 접하기가 꺼려지더군요. 이러한 '우익' 논란이 일었던 이유는 주인공이 착용한 귀걸이 때문이였는데요.. 저는 욱일기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만, 이런 것들로 이웃나라에서는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다른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따뜻한 심성을 가진 주인공 '탄지로' 처럼...)

 

반대로 이러한 논란이 있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을 즐겼다고 해서 '매국노' 등으로 폄훼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K-POP 'BTS'나 영화 '기생충' 등의 문화 분야에서 약진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자신감을 배경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께서는 '내가 원하는 나라' 에서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라고 하시며 우리나라가 문화의 힘을 가지기를 염원하셨습니다. 저는 이미 우리나라가 문화로서 전세계인을 행복하게 할 수있는'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라고 생각하며, 이 힘의 원동력은 '다른 문화에 대한 개방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이의 것을 포용할 줄 아는 자가 자신의 것을 펼칠 수 있다랄까요. 
(보편적 가치로서 인간의 존귀함을 거짓이나 왜곡으로 훼손하는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아직 넷플릭스에서 TV시리즈를 정주행 중입니다만, 이렇게 가다간 극장판도 금방 보러가게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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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치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